압록강변에서 목욕하고 빨래하는 젊은 병사들. 다들 말랐다. 2017년 7월 평안북도 삭주군을 중국쪽에서 촬영 (이시마루 지로)


"농촌은 마치 군대에 포위된 것 같았다"
7월 중순, 함경북도의 한 협동농장을 조사차 방문한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말했다. 초봄부터 각지 농장에 군부대가 원농작업에 동원돼 있었는데, 그 임무가 농작물 유출 방지로 바뀌고 있는 듯하다. (강지원)

◆ 농장원 500명인 마을에 병사 100명 주둔

함경북도 A 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방문한 B 협동농장은, 농장원 수가 약 500명. 주로 옥수수를 재배한다. 함경북도에서는 평균보다 약간 소규모인 농장이다.

7월 이후 김정은 정권은 농촌에 동원한 군부대의 임무를, 경비와 단속으로 무게를 옮겼다. 농민과의 관계 개선에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취재협력자와의 인터뷰이다.

 

―― B 농장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의 규모는?

1개 중대입니다. 그중 2개 소대는 농작업도 거들고 있습니다만, 폭우에 의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마을 수로 관리나 강의 제방 보강 등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1개 소대는 경비와 단속을 하고 있었습니다.

※ 조선인민군의 1개 중대는 보통 3개 소대로 구성된다. 1개 소대 인원은 35명 정도로 알려졌다.

 

―― 농장 규모에 비해 병사 수가 많네요.

마치 군대가 농촌을 포위한 것 같아서 들어가기도 힘들었습니다. 검문으로 보초를 서서, 생산물의 이동 통제는 모두 병사가 맡고 있습니다. 농작업보다 단속과 통제 경비 역할이 훨씬 큽니다.

어쨌든 생산물에 대한 관리 통제가 엄격합니다. 농민이 개인 밭(정원 등)에서 캔 감자까지 군대의 통제를 받습니다. 너무 귀찮습니다. 나도 아는 농민한테 감자를 사서 마을을 나오려고 했는데, 훔쳤냐고 의심받아서 어느 집에서 갖고 왔는지 확인하고서야 나올 수 있었습니다.

※ 수확이 가까워지면, 밭에 농장원과 경찰을 동원해 철야로 도난 방지 경비를 서는 것이 상시화하고 있었다.

◆ 농민과의 관계 개선에 신경 쓰는 군대

―― 도시부에서는 병사에 의한 시비나 강도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민군관계 개선에 매우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병사가 농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지휘관을 철직(해직)한다고 통지가 있었다고 해요. 부대 안에서는 '도둑질하려면 다른 농장에서 해라. 주둔하고 있는 마을에서는 절대 하지 마라'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B 농장에서는 5월에 닭을 한 마리 훔쳐 먹은 병사가 강등되어, 소속 소대가 농촌에서 원래 부대로 복귀됐다고 합니다. 병사들도 원래 부대로 돌아가면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규율이 느슨한 농장에서 채소라도 먹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지금은 도둑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 병사들은 배치된 농장에서 충분히 먹고 있습니까?

아니오, 군대도 식량 공급이 부족합니다. B 농장의 부대는 밀과 보리를 먹고 있었는데, 병사들이 배가 고프니 강에서 고기를 잡거나 산나물을 채취하고거나 했습니다. 농장에서도 부식물(반찬)을 지원해 주고 있었습니다.

 

―― 농민에게 있어 배고픈 병사는 무섭지요.

군대 사람들도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땔감 마련해주기, 텃밭 김매주기 등을 병사들이 도와주고 있어, 농민들과의 관계는 그럭저럭 좋은 듯했습니다. 군대가 밖에서 오는 사람을 통제하고 식량의 반출을 경비해주기 때문에, '군대들만 훔쳐 가지 않으면 올해는 도둑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농장원이 말했습니다.

 

당국이 군부대를 농촌에 배치하는 것은, 협동농장에서 식량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8월 후반부터 옥수수 수확이 시작되는데 그 전에 국가 보유 식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준비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프레스는, 군부대의 농촌 주둔에 대해 함경북도 외 양강도, 평안북도의 여러 농장에서 확인했지만, 전국적 조치인지는 알 수 없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