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초망원 렌즈로 포착한 여윈 북한군의 모습. 국가가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촬영일은 불명이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복 차림인 것으로 보아 2020년 여름부터 최근까지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은하별TV' 수집 영상에서.

<북한내부> 파격적인, 10배 넘는 '임금 인상' (1) 국영기업과 공무원의 노임을 일제히 인상... 그래도 월수 4500원 정도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말 노동자와 공무원의 노임을 연초에 비해 10배 이상 인상했다. 그 목적은 주민에게 직장 출근을 강요해, 인상된 노임으로 식량을 국가로부터 구입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또한 노임을 현금이 아닌 카드로 지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정책은 지속 가능한가? 주민사이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배급과 전매소의 식량 구입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양강도의 도청소재지인 혜산시에 있는 혜산강철공장. 여기서 2023년 12월의 '임금 인상'과 식량 배급 현황에 대해 조사한 취재협력자가, 다음과 같이 전해왔다.

"혜산강철공장에서는 12월에 본인분 식량배급 10일 치 8kg을 지급하고, 노임을 5만 원으로 인상했다. 새 노임으로 (백미와 옥수수를 혼합한) 10kg 정도의 식량을 '량곡판매소'에서 살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가족 모두가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반적인 부부와 소학생 3인 가족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한 달에 식량 50~60kg이 필요하다. 최근 1년간 각지의 '량곡판매소'에서 판매한 것은 세대당 약 7~10일분에 불과하다. 여기에 출근하는 노동자 본인 배급을 더해도, 노임만으로 필요량을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활이 매우 힘든 게 실정이다"

※ 1000원은 한화 약 155원.

◆ 노임 지급은 카드로

혜산강철공장에서는, '임금 인상'을 계기로 노동자에게 노임지급카드를 주었다. 그걸 가지고 '량곡판매소'에 가면 규정량의 식량을 팔아준다고 한다. 조사한 협력자는 12월 말 시점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든 공장과 기업에서 카드 지급이 시작된 건 아니고 아직 현금 지급하는 직장도 있지만, 향후에는 식량 구입을 전부 카드 정산으로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래에는 식량뿐 아니라, 모든 거래를 카드로 하도록 해 현금의 사용을 없애는 방향이라고 한다"

이 카드로 '량곡판매소' 이외에서도 결제나 지급이 가능한지는 불분명하다. 직장에서 지급되는 노임을 노동자는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되고 국가로부터 식량을 사게 되는 셈이다. 전업주부로서 장사 등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의 현금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 예상되는 많은 문제점

다시 정리하면, 김정은 정권이 꾀하는 것은, (1)식량의 배급제와 전매제의 혼합책으로 식량 유통을 국가로 일원화하는 것.  (2)주민의 사적인 경제활동을 억제하고, 배치된 직장에 출근시키는 것. 이는 집단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가급적 많은 사람을 조직생활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반시장 정책의 일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의 새 정책은 의도대로 진행될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출근하는 사람에게 직장을 통한 배급과 '량곡판매소'에서의 판매만으로는 절대량이 부족해 주민들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애초에 식량의 배급과 전매를 안정적으로 계속할 수 있을지, 다시 말해 새 정책을 지속하기 위해 식량을 국가가 확보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크다.

북한에서는 매년 3월경부터 '보릿고개'로 불리는 수확의 단경기가 시작된다. 전년 가을의 수확분을 소비해 재고가 줄고, 농촌은 굶주림에 신음하고, 군대 병사 지급이 줄어 병영에 영양실조가 만연하는... 그런 사태가 매년 반복돼 왔다.

그리고, 대폭 인상된 노임을 계속 지불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기업마다 차이가 있다지만 현재 북한의 공장, 기업소는 시설과 설비 노후화와 자재 및 연료의 부족으로 상당수가 가동 불량 상태다. 출근해도 일이 없어서, 기업이 부족한 자금을 벌기 위해 종업원을 업무와 관련 없는 건설 현장에 단체로 투입하는 현상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식량의 유통을 국가가 일원 관리해 인민을 통제・복종시키려는 '칼로리 통치'는, 경제 합리성과 채산성을 감안해도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다. 김정은 정권의 새로운 식량 관리제도는 '보릿고개'가 시작되는 초봄에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끝)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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