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으로부터 자금 수탈과 노동 착취

일반 주민들이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는 부분은 지원 명목의 현금 징수이다. 아주 예전부터 군대, 학교 설비, 도로 정비 등의 지원 명목으로 570~5700원 정도의 돈을 주민 조직인 인민반과 학교를 통해 징수했다. 2017년 경제 제재가 강화된 이후부터는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 단천・어랑 지구의 수력발전소 건설 등의 명목으로 툭하면 현금을 징수하게 됐다.

"금액을 정하지 않고 '성의를 보여라'라는 방식으로 강요한다. 주저하면, '당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다'라며 비판받고 밉보인다. 세대마다 매월 100 중국 원을 넘는 돈을 계속 징수하니 감당할 수가 없다. 큰 장사를 하는 돈주(신흥 졸부)들은 더 많이 내야 하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응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취재협력자들은 입을 모은다.

현금만이 아니다. 2018~19년에는 노동력 지원도 빈번했다. 삼지연 관광특구 및 발전소 건설에, 직장과 학교에서 '돌격대'라는 이름의 동원팀이 구성되어 3~6개월 교대로 현장에 투입됐다.

(참고사진) 하천 정비에 동원된 주민들이 강변의 돌을 모으고 있다. 2013년 6월, 북부 지방도시에서. 아시아프레스 촬영

백두산 기슭에 있는 삼지연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근거지로서, 그 중심에 김정일이 탄생한 장소(사실은 러시아 출생) = '혁명의 성지' 가 되어, 정비 및 국제 관광도시 건설을 위해 김정은이 2016년 11월에 직접 개발을 지시했다. UN 안보리 제재에 의해 자금, 자재 조달이 곤란한 상황에 직면했지만, 최우선 국가 프로젝트로서 인력・자금・자재가 투입되어 공사가 진행됐다. 2019년 12월 김정은이 참석해 준공식이 치러졌다.

우리들은 삼지연 현지를 조사하기 위해 여러 번 취재협력자를 보냈다. '216 군단'이라고 명명된 '돌격대'가, 각 도(道)에서 선발된 노동자와 농민에 의해 조직되었다. 이들은 현지에서 텐트 생활을 하면서 돌관공사를 계속했다. 그 규모는 상시 수만 명에 달했다. 노동력 파견을 요구받은 공장과 협동농장은 일손을 빼앗겨 일일 생산에 큰 차질이 생길 정도였다.

그들의 식사는 각 도(道)가 담당했다. 그 자금과 자재 비용의 많은 부분은, 북한 민중에게 부과한 지원금이 충당했다고 추측된다. 자금 부족을 국민으로부터 수탈해서 메꾼 것이다. (계속)

연재 3번 보기 >>> <북한보고 for Pro> 제재에다 코로나 재난까지... 국내 경제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3) 대규모 '국가 밀수'의 실태를 쫓다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