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발생을 시사하는 내부문서

내용을 살펴보자. 괄호 안은 필자에 의한 부기(附記).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김정은)께서 주신 말씀과 비준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하여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정치분과에서는 각급 비상방역지휘부들에서 국가적인 비상방역사업이 장기화되는데 맞게 국경과 해안,분계연선(한국과의 군사분계선)에 대한 봉쇄를 더욱 강화하도록 하는것과 함께 신형코로나비루스의 전파공간들을 찾아 대책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침입을 막고, 국내에 전파한 장소를 파악하라는 내용으로 읽을 수 있다. 이 내부문서를 보위성(비밀경찰) 출신 탈북자에게 봐달라고 했는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이미 나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글쓰기처럼 읽을 수 있습니다. 확산하지 않도록, 감염자 발생을 확실히 찾아내어 파악하라는 것이겠지요. 일반에 공개할 때는 문구가 검열, 변경될 것입니다"

문서에는 '감염자 제로'를 부정하는 글귀는 없지만, 발생을 시사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 수입지원물자도 소독해서 20일간 유치(留置)

북한에서는, 1월 말 중국 국경을 봉쇄한 후 국내에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빠짐없이 격리하려고 했다.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집에서 나올 수 없고, 과거에 조금이라도 외국인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세관 직원과 무역회사원, 또한 그들과 접촉한 사람들을 직장의 창고나 사무실 등에 30~40일이나 격리했다(간부는 여관에). PCR 검사 장비와 시약이 턱없이 부족해서 감염의 여부를 판정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격리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방역 지원물자는 2월 후반부터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요 인사와 그 주변, 평양부터 사용됐을 것으로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아시아프레스의 내부 조사로는, 소독제가 지방 도시에 배포된 것은 5월 후반이 되고 나서부터다. 그때까지는 대부분 소금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PCR 검사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내부문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수입물자들을 취급하는 신의주청년역과 두만강역을 통하여 비루스가 류입될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여 료해(확인작업)하였습니다"

'신의주청년역'은 두말할 것 없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연결된 북한 최대의 통상구이다. 7월 중순 현재까지도 강한 통행 제한이 계속되고 있지만,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소량의 수입이 재개되고 있다.

'두만강역'은 함경북도 동쪽 끝에 있으며, 유일하게 러시아와 철도로 연결된 통상구이다. 러시아로부터의 물자 반입에 대해 조사한 취재협력자는 6월 초에 다음과 같이 전했다.

"4월 말 때쯤부터 러시아로부터 철도를 사용해 식용유나 의료품, 밀가루가 수입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통상무역이 아니라 러시아의 지원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곳은 중앙당 산하 무역회사뿐이다. 화차(貨車)가 러시아로부터 들어오면, 역사(驛舍)에서 화물을 소독・봉인해서 20일간 유치한다. 일반인의 접근은 금지하고 있다"

7월 2일에 김정은이 방역 체제의 느슨함을 강하게 비판・경고하기 이전에, 정권 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국외 유입과 국내 감염 확산 방지에 강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던 것은 아닐까. 입수한 내부문서는 그렇게 읽을 수 있다.

북중 국경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 군부대에서 코로나 발생 정보가

내부문서를 검토하고 있던 7월 초순, 주목할만한 정보가 들어왔다. 평양 남쪽의 사리원의 군부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 2 >>)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