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태블릿PC ‘용악산’. 아시아프레스가 입수했다.

 

북한 당국이 최근 행정 및 노동당 간부에게 컴퓨터 학습을 명령하고, 문서의 전자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직접 지시라고 한다.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 협력자가 5월 중순에 전해 왔다. (강지원)

■ PC 못하면 간부 자격 없음

“주민 대상 정치 학습과 강습 등에 사용하는 선전물, 김정은의 위대성 자료 등의 문서는 최근 인쇄를 줄이고 컴퓨터를 통한 배포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간부들이 컴퓨터 기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도록 각 조직 안에 ‘기능양성반’을 시작했다.”

이렇게 전해 온 사람은 함경북도의 나이 든 노동당원 남성이다. 이 조치는 김정은의 직접 지시인 <방침>이라고 당 회의에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방침>은 다음과 같았다.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간부는 ‘눈 뜬 소경’이나 마찬가지다. 발전하는 현 시대에 맞게 간부들에게 컴퓨터를 배우도록 하라.”

협력자들에 따르면 전국의 행정기관, 당 기관에는 간부 대상 컴퓨터 양성반이 만들어졌으며 함북도에서는 주 2회 이상 의무적으로 학습해야 하며 키보드, 인트라넷 사용법, 자료 작성, 보안관리 등을 익히고 있다.

“내가 아는 인민위원회 간부는 50세가 넘었는데 컴퓨터를 못하면 책임이 있는일을 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지금 기를 쓰고 공부하고 있다. 간부들로부터 과외금을 받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도 생겼다.”

(참고 사진) 지방도시에서 열린 당 조직의 정치학습집회 모습. (2013년 여름. 아시아프레스 촬영)

 

■ 정치학습회에서는 태블릿 사용

최근 조직의 종이 없애기도 진행되고 있다. 주민 대상 정치학습이나 강연회에서는 종이 자료를 사용하지 않고 태블릿PC로 진행시킨다. 국가에서 지방의 선전선동부 등 중요 조직에 기기를 공급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러운 종이 없애기인가. “간부의 설명으로는 종이 긴장 현상이 심각한 것과 문서가 외국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고 협력자는 전했다.

북한 내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기기는 무엇일까. 주류는 2000년경부터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여온 중고 Windows PC이지만 공공기관에서는 북한의 자체 OS인 ‘붉은 별’이 사용되고 있다.

싸구려 중국 중고 PC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중국 국경이 봉쇄돼 들어오지 않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중고 데스크톱PC가 150만원(약 25만원)이나 한다. 하지만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쓰기도 쉽지 않다”고 협력자들은 말한다.

※아시아 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 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