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피곤했는지 농촌동원 작업 틈새에 누워서 쉬는 여성. 2013년 6월 북부지역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굶는 농민에게 농사 짓게 할 수 있나?

가장 심각한 것은 협동농장원들의 곤궁과 굶주림이다. 지난해 분배 식량을 다 먹어치우고, 현금도 바닥난 ‘절량 가구’가 5월부터 늘고 있다고 한다.

“농장 작업의 말단 조직인 분조는 12명 정도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3, 4명이 절량 가구다. 행정위원회에서 싹을 뗀 감자 50kg을 4월에 절량 가구에 제공했는데 그것도 다 먹었다.” (보천군 농장 간부)

“농장의 30%가 절량 가구다. 노동당원 농장원들이 당 조직에서 굶주리는 절량 가구를 맡아 도와주라는 명령을 받고 옥수수를 차입하게 됐지만 당원들도 생활이 어려워 몇 kg에 불과하다.” (회령시 농장원)

이처럼 식량을 생산하는 농장에서 굶주려 일하지 못하는 사람이 출현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농사는 망했다’라고, 조사한 모든 농장에서 들었다.

한편, 곡창지대인 황해도 상황은 정보가 부족해 잘 알 수 없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4월 중국에서 대량의 비료가 수입되고 있다. 아마도 배로 서해안 남포항으로 보내졌을 가능성이 높고 황해도 농장에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 중국이 대량 식량 지원 소문도

6월 이후 중국에서 대량의 지원 식량이 들어오게 됐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간부들로부터 전해지기 시작했다. ‘7월에 들어서면 농촌의 절량 가구에 최우선으로 중국에서 지원되는 식량을 긴급 배급한다고 들었다’고 함북 취재협조자가 6월 19일 최신 정보를 전해왔다.

2019년 6월 시진핑 주석이 첫 방북했는데 그 2주년을 기념한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작년에는 중국으로부터 약 50만t의 식량 지원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어느 나라의 정보 당국은 취재에 답하고 있다.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 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