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주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곤궁과 범죄라고 한다. 주택가에 모여서 얘기하는 여자들. 2013년 8월 혜산시 촬영 아시아프레스

◆ 제3의 도시・청진에서 현지 조사

북한 각지에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강도, 절도, 빈집털이 등 경제난을 반영하는 사건이 늘어나 서민 사이에서 치안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북한 제3의 도시인 함경북도 청진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최근 범죄 상황에 대해 조사했다. (강지원)

협력자가 조사한 것은 9월 말, 장소는 청진시의 해안가인 송평구역이다.

"매일 밤 5건 정도나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 주민의 공포가 커지고 있었다. 범죄는 점점 대담해져서, 안전국(경찰)의 기동대와 비슷한 복장을 하고 단속이나 검문인 척하며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돈을 뺏거나 칼로 위협하기도 한다"

협력자가 조사한 송평구역에서 9월 말에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개한다.

◆ 사회에 불만 쌓인 제대 군인의 범죄 증가

저녁에 규찰대 완장을 찬 남성 2인조가 마스크를 쓴 방식을 트집잡아 짐 검사를 한다며 골목으로 데려가 때리고, 자전거와 시계, 쌀을 훔쳐 달아났다.
※ 규찰대 : 사회질서를 단속하는 전문조직. 민간인으로 구성.

해산물 도매업을 하는 여성이 송평항에서 귀가하던 도중 여러 명의 남성에게 습격 당해, 자전거와 돈, 시계를 빼앗겼다. 만일에 대비해 동행하던 남편은 팔이 부러졌다. 범인들은 제대군인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안전국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범죄는 전혀 줄지 않는다. 그래서 사면으로 교화(징역)형을 단축받은 자, 범죄 전과가 있는 자를 안전국에서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담당보안원이 그들에게 출근과 이동할 때 일일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과가 있는 사람뿐 아니라 생활고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또한 올봄에 병역을 마치고 농촌에 대량 배치된 제대군인들이 도시 지역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키거나 강도사건을 저지르는 사례가 빈번해 보안 당국에서도 요주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8~10년이나 군복무했는데 가장 가난한 직업인 협동농장에 '무리(無理)배치'됐기 때문에 불만이 강하고, 각지에서 제대군인들은 골칫거리 취급을 받고 소외되어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