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국경의 강, 압록강 강변에서 보호복을 입고 제방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2020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코로나가 코앞에 닥쳤다

중국 지린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함에 따라 북한 당국은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 비상사태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강지원)

3월 초순부터 코로나 확산 경향이 시작된 지린성. 감염자는 한때 4천 명을 넘어, 북한과 국경이 맞닿은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두만강과 접한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는 훈춘시, 연길시 등에서 한때 10명 이상, 압록강 상류 지역인 바이산시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3월 20일의 연변지구 감염자는 무증상자를 포함해 8명이었다.

실태가 불분명한 '코로나 제로'를 선전해 온 북한 당국에 긴장이 감돌았다.

"초비상입니다. 정부는 중국 측 감염 확산 상황을 주민에게 설명하며 '코로나가 코앞에 닥쳤다. 항상 긴장을 유지하라'라고 지시하고 경계 수준을 끌어올렸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전했다.

◆ 코로나와 비슷한 증상만 보여도 격리

협력자들의 보고를 정리하면, 현재 취해진 비상조치는 다음과 같다.

● 야간 통행 금지 철저
2020년에 도입된 18시~07시 통행 금지 조치는 2월경에 조금 완화됐지만 다시 전면 금지됐다. 시장이나 이웃집에도 갈 수 없게 됐다.

● 국경 하천에 절대 접근 금지
압록강에 접근 자체를 철저히 막고 있다. 하천 근처에서 하던 공사도 모두 중지됐다. 국경경비대가 압록강의 강물을 쓰는 것도 금지돼, 군인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국경경비대에 의한 밀수 방조를 막기 위해 검열팀이 부대로 파견됐다.

● 의료는 감기약과 격리뿐
인민반마다 배치된 담당 의사가 감기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유증상자는 격리시설로 보내고 있다. 최근 들어 국가에서 의료기관에 중국제 해열제나 식염수 등이 공급됐다. 코로나가 의심되는 모든 환자에게 감기약을 처방하고 있다.

● 방역과 봉쇄
방역 인원이 증원돼 기관과 직장, 인민반 소독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 증상이 있는데 신고하지 않거나 격리하지 않았다면, 해당 구역을 통째로 봉쇄할 방침이라고 한다.

◆ 코로나보다 무서운 건 생활고

갑작스러운 엄계 태세에 대해 주민들은 어떤 반응일까? 협력자에 따르면, 질병에 대한 두려움보다 먹고 사는 게 걱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오랜 기간 도시가 봉쇄될까 봐 걱정이 태산이다. 감기 걸린 게 알려지면 격리돼버리니까, 심하게 아파도 병원에도 가지 않고 신고도 안 하고 참는 사람도 있다. 격리되면 장사를 못하니 순식간에 먹고 살길이 없어지니까"

또한, 중국 인접지역에서의 코로나 발생으로 무역 재개가 더욱 멀어졌다고 실망하는 목소리도 많다고 한다.

한편, 혜산시와 닿은 중국 측에서는, 발생한 코로나의 감염원이 북한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퍼지고 있다. 국경경비대가 북한에서 오는 월경자를 경계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지도 (아시아프레스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