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자전거 짐받이에 돼지를 싣고 운반하는 주민. 다리를 끈으로 묶은 건, 살아 있기 때문일까? 2010년 6월 평안남도에서 촬영 김동철 (아시아프레스)

북한 도시부 주민 사이에서, 집에서 염소와 돼지, 닭 등을 사육하는 것이 대유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 장기화로 경제 활동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현금수입이 크게 줄어든 서민이, 새로운 수입원으로서 가축 사육에 나선 것이다. 북부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여성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강지원)

◆ 장사 침체로 시장에서 철수

―― 가축을 사육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시장에 나가는 사람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장사는 안되는데 시장세(자릿세)는 내야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장사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가축을 키워 팔려는 사람이 많이 늘었습니다.

―― 어떤 가축을 기릅니까?
닭이 기본이고, 주로 돼지나 토끼, 염소를 기릅니다. 염소는 젖이 나오니까 비싸게 팔립니다. 젖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도 많고, 염소는 인기가 있어서 서로 경쟁합니다.

――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아파트에서도 단층집에서도 기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도시의 모든 아파트에서 동물과 인간이 같이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여름이니까, 똥냄새와 파리 때문에 힘들지만 밖에서 기르면 훔쳐가니까 집 안에서 기릅니다.

―― 사료는 어떻게 합니까?
사람도 제대로 못 먹으니까 사료 확보가 제일 고생입니다. 돼지에게는 풀과 인분을 섞어서 주고, 염소는 밖에 데리고 나가서 잡초를 먹일때도 있습니다.

―― 고기로 해서 파나요?
아니요, 크게 키워서 산채로 팝니다. 수입이 없어졌으니까 모두 목숨 걸고 가축을 키운는 겁니다. 시장은 대불경기지만 유일하게 활기 있는 것이 가축 매매입니다.

누구나 다 가축을 키우니까, 고기 가격이 조금 내렸습니다. 가축을 쌀과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저도 점점 영문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 육류 시장가격 조사

참고로, 육류의 시장가격을 기재해 둔다. 북한 정부가 코로나 감염자 발생을 인정한 5월 12일 이후, 도시간 유통이 강하게 제한돼 물가가 매우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4월 중순 조사한 가격을 적었다. 모두 국산품이고, 닭은 한 마리, 그 외에는 1kg당 가격이다. 단위는 북한 원. 1000원은 조사 시점 한화 약 188원이었다.

양강도 혜산시 함경북도 A시
돼지고기 24,000 22,000
염소고기 15,000 13,000
토끼고기 16,000 14,000
닭고기 16,000 14,000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