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생 비상사태를 전하는 조선중앙TV의 5월 14일 뉴스

김정은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감염을 인정한 것은 5월 12일. 50일 가까이 지난 6월 30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집계 보고에서는, 발열자는 474만 4430여 명으로 그중 473만 6220여 명이 회복했고 사망자 누계는 불과 73명이다. 하지만 이 수치에, 북한 국내에서 강한 의문과 조작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 파트너들에게 5월 12일 이후, 거주하는 지구에서 얼마나 사망자가 나왔는지 조사를 의뢰했다. 영양상태가 나빠 다른 질병을 가진 주민이, 코로나 발생 확인 후에 다수 사망하고 있는 실태를 알 수 있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거주하는 인민반에서 조사

조사한 곳은 북부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총 3개 도시, 7개 지역. 취재협력자가 살고 있는 지구와 인근의 인민반에서, 5월 12일~6월 20일 사이에 발생한 사망자 수를 조사했다.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으로, 대체로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동사무소로부터의 지시를 주민에 전달하고, 주민의 동향을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해 당국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 감염을 인정한 후, 인민반장과 방역담당관이 매일 전 세대를 돌면서 하루에 2~3회 검온을 실시했다. 유열자(발열자)는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간주돼 주로 집에 격리시켰다.

사망자가 나오면 시신의 반출과 화장 수속을, 인민반을 통해 국가가 진행했다. 인민반에서 카운트된 수치는 매일 당국에 보고·집계됐을 것이다. 즉, 취재협력자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의 인민반에 한해서는 기간 내 사망 상황에 대해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조사에는 아래와 같은 한계가 있었다.

1 코로나가 사인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수도 평양과 고위간부급은 불분명하지만, 북한에서는 PCR 검사 등의 감염판정검사를 거의 실시하지 않아 지방의 방역당국에서도 감염 실태와 사인을 특정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 취재협력자들도 전해 들은 코로나의 일반적 증상으로 자신과 주위의 감염을 판단할 수밖에 없고, 이것도 추측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2 지역이 한정된다.

・ 조사는 북부 양강도와 함경북도만으로, 다른 지역과 수도 평양의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 또한 조사 샘플 수가 적다.

이러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 후, 보고를 읽어주길 바란다.

◆ 3~5% 정도가 사망한 인민반도

함경북도 A 시

인민반은 평균 20세대 정도로, 주민은 50~60명이다. 우리 인민반에서는 3명, 인근의 두 인민반에서는 4명, 5명이 죽었다. 5~7명 죽은 곳도 있다고 들었다.

A 시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닐까. 나도 걸렸다. 농촌의 동원자 중에서도 나왔다. 열이 있으면 자택 격리돼 그 집을 소독하러 온다. 그리고 중국산 해열제를 하루치 주고 그걸로 대응은 끝이다. 6월 말 시점에서, 감염돼도 나라에서는 거의 방치 상태다. 하루 이틀은 힘들어도, 문제없다는 식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방역 규칙은 아직 엄격하다.

당국은 코로나로 죽었다고는 거의 판정하지 않는다. 죽은 사람 대부분이 원래부터 어떤 질병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사인을 그 질병이라고 한다. 그중에는 제대로 먹을 수 없어 굶어 죽은 사람도 있다. 지금 제일 문제는 돈이 떨어져 먹을 수 없는 것이다. 하루 두 끼가 보통이고, 한 끼밖에 못 먹는 사람도 있다. 거기에 코로나가 유행하니 생활이 정말 심각해졌다.

북한의 코로나 대책은 과잉. 중국과의 국경의 강인 압록강 강변에서 방호복을 입고 제방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0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노인의 모습이 줄었다

함경북도 B 시

거주하는 〇〇동의 인민반은 27세대로, 아이를 포함해 6명이 사망했다. 인근 인민반에서는 평균 2~4명이 사망했고, 많은 곳은 5명 이상 죽었다. 단, 당국은 코로나로 사망했다고 집계하지 않는다. 병이 있던 사람이 코로나에 걸려 죽은 경우가 많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원래의 병을 사인이라고 처리하고 있다.

시신의 처리는, 코로나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되는) 경우에는 국가가 비용을 부담해 화장했는데도, 사망 진단은 거의 결핵, 폐렴 등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

약이 부족해서 아이의 사망이 많았다. 열이 나면 당국이 해열제를 하루치 분배하는 게 원칙인데, 어린이용 약이 없어서 성인용 약을 주고 있다. 약이 없는 탓에 고열로 인해 귀가 들리지 않거나, 말이 나오지 않거나 하는 아이가 나왔다고 한다.

노인이 많이 죽은 것 말할 것도 없다. 고령자는 5월 도시 봉쇄 이전부터 의약품이 부족해 많이 죽었고, 이번 코로나로도 죽었다. 지금 거리에서는 70세 이상 고령자의 모습이 부쩍 줄었다.

◆ 책임회피 위해 코로나 사망 은폐

코로나 사망자에 관해서는 나라의 발표를 아무도 믿지 않는다. 도의 노동당 조직이 지구별로 코로나 대책을 담당해 왔기 때문에, 사망자가 발생해 책임 문제가 되는 것을 간부들이 기피했다고 생각한다.

중앙도 인민을 속이려고 하고 있다. 중앙당의 간부가 평양에서 B 시에 와서 도시 봉쇄 때 방역 사업을 담당했는데, 사망자가 많이 나오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코로나가 아니라 기존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판정시키고 있다. 나라가 발표하는 사망자 수는 실제와 전혀 다르다.

경제가 너무 나쁘다. 하루 두 끼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세 끼 먹는 건 부자라고 말한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돈을 벌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다들 나라가 배급을 주지 않을까 기다리기만 하고있다. (계속)

<북한내부> 코로나 관련 실태조사 (2) 양강도도 사망자 발생, '아사인가 질병인가 코로나인가... 사인은 불명' 도시 간 물류 규제는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