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보수·강화 공사에 동원된 주민들. 실외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1년 7월 중순, 평안북도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현지조사>북한의 '코로나 승리'는 거짓? 진실? (1)  발열자는 계속 발생...집단 면역 획득 인식은 확산

◆ 함경북도로부터의 보고 1

8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종식과 승리를 선언한 김정은 정권. 이후, 사망자도 발열자도 공표되지 않고 있다. 실태는 어떨까? 연재 2회째는 함경북도의 한 도시에 사는 취재협력자의 보고.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8월 후반에 상황을 전해준 C 씨는 함경북도 D시에 사는 노동자이자 노동당원. 5월에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발생을 인정한 후, D시에서도 발열자가 급증해 시 전체가 봉쇄되고 외출금지 조치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C 씨도 감염됐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아시아프레스 조사에 따르면, 많은 지방 도시에서는 코로나 감염을 판정하는 검사가 실시되지 않고 발열 유무와 기침 등의 증상만으로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하 보고에서 C 씨의 '감염 판단'도 마찬가지이다.

◆ 강제 격리에서 자기 격리로

―― 김정은이 코로나에 승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D시의 사람들은 전부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닐까요. 나도 그렇고, 주위에 안 걸린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간부들은 이제 와서 걸리고 있다고 합니다. 중증화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코로나를 감기 같은 거라고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대대부분입니다"

 

―― 격리는 하고 있습니까?

"(코로나가 발생한) 당초, D시는 완전히 봉쇄됐습니다. 그 후에는 구역이나 아파트등 지역 봉쇄로 바뀌었고, 이번 (승리 선언) 발표 이후에는 자택 격리가 됐습니다. 열이나 기침 등 감기 같은 증상이 나오면 신고하고,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자가 격리하고 있습니다.

자가 격리한 사람에게는 2~4kg 정도의 옥수수가 지급됩니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 중에는 (허위로 신고를 하고) 옥수수를 받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 중국과의 국경 지역은 규제를 풀지 않는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환자(감염자)는 지금도 나옵니다만, 걸려도 회복한 사람이 많아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게 됐습니다. 방역 체제도 조금 완화됐습니다만 인민반회의를 통해서 '방역 규칙을 위반하면 법적 처벌을 받는다. 긴장을 풀지 마라'라고 주민에게 통고했어요. 마스크는 착용하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 국경을 경비하는 젊은 북한 병사. 2020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사적인 타지역 이동은 아직 금지

――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은 할 수 있습니까?

"일반인이 사적으로 다른 지역에 나가는 건 할 수 없습니다. 친척 방문이나 질병 치료, 장례 등으로는 이동을 승인해주지 않습니다. 무역회사와 기관, 기업소의 업무로는 이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사람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고, 이동 목적지와 만날 사람을 기입한 방역허가증이 발급됩니다. 코로나에 걸렸는지의 이력도 반드시 기재됩니다. 단, 다른 지역으로 출장 가는 경우는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동선 확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북한에서는 집단면역을 획득했다고 판단하는 걸까요?

"당국이 말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에 한 번 걸린 사람은 이제 걸리지 않는다, 면역이 생긴다고 많은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방역당국은, 변이가 계속 출현하기 때문에 이전과 다른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반드시 보고하라고 합니다"

 

―― 백신 접종 계획은 있습니까?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는 말은 들은 적 없습니다. 중국에서 도입해 맞는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습니다. 단, 평양의 간부들은 전원 백신 접종을 마친 것 같다는 말은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모릅니다만"

◆ '외국은 어떻게 됐느냐' 역질문

취재협력자들로부터 외국의 코로나 상황과 대책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특히 팬더믹 하에서 무역이 가능한지, 다른 나라도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지, 출국은 허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중국과의 무역 재개를 갈망하는 분위기의 반영일 것이다.

또한 백신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 한 번 접종하면 감염되지 않는 건지, 가격은 얼마인지 등의 질문이 잇따랐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세 차례 백신 접종이 무료로 실시됐다고 설명하자 모두 매우 놀랐다. 게다가, 코로나로 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사업이 부진할 경우 정부나 지자체에 의한 지원이 있다고 하자 '부럽다'라고 강한 관심을 보였다. ( 계속 3 >> )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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