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과 부인 리설주를 데리고 현장을 시찰하는 김정은. 조선중앙통신에서 인용

북한 당국이 평양의 노동당 고위 간부들을 삼지연군과 백두산 등 '혁명사적지' 답사에 대거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9일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강지원)

8월은 각지의 기관과 기업, 학교, 군부대가 백두산 기슭의 '혁명사적지'를 돌며 답사에 동원되는 시즌이다. 그런데 많은 수의 중앙당 간부로 구성된 답사대가 갑자기 나타나 지역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현지에서 목격한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중앙당 본부 답사단'이라는 이름의 답사단은 대단한 수였다. 물어보니 700명 정도라고. 전원 모두 '항일모자'에 민병 조직인 '적위대'의 제복을 입고 혜산역에서 걸어 답사지로 향했다. 대학생과 군인, 보안원(경찰관)이 집단으로 오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중앙당 간부가 대거 온 것은 드물어서 주민들이 일행을 구경할 정도였다"

이 협력자에 따르면 중앙당 간부들은 '백두의 혁명정신을 배우라'라고 김정은이 보냈다고 한다. 일행은 현지인 혜산시에 3일 도착, 도보로 백두산과 삼지연 관광특구의 건설 현장을 돌고 7일 돌아갔다고 한다.

북•중 국경을 잇는 백두산 일대는 북한에 있어서 '혁명의 성지'다. 김일성의 항일 게릴라 활동 근거지였고 김정일이 탄생한 곳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김정일은 러시아 연해주 태생)

북한 국내는 장기간의 경제 제재 영향으로 경제 악화가 심각해졌다. 평양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고 중국과의 무역에서 이익을 얻던 부유층, 고위층도 타격을 입으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정은이 권력 핵심층인 중앙당 간부를 대거 동원한 것은 '대미 장기전'에 대비한 정치, 사상적 긴축과 '백두의 혈통'을 표방하며 권력세습을 정당화하는 김정은 체재에 절대충성을 요구하는 것이 그 목적으로 보인다.

오는 8월 29일에는 올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가 열린다. 대미 관계나 국내 통치와 관련해 김정은이 새로운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

'혁명의 성지' 부근 지도.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