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단둥, 초라한 신의주 필자를 포함한 아시아프레스 취재팀은 2012년 3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단둥을 비롯한 북·중 국경 지대를 두루 취재했다. 김정일 사망 100일 즈음의 국경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필자가 북·중 국경을 직접 취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취재협력자들로부터 국경 경비가 더욱 삼엄해졌다는 보고가 있어 조심스러웠다. 첫 번째로 우리는 북한 신의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단둥으로 향했다.
<북·중 국경을 가다> 기사일람

○단번에 느껴지는 양국의 경제력차

북한의 어부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기와지붕 건물은 '압록강각'으로, 신의주에 출장 나온 북한 간부들이 회의나 연회를 여는 곳이라 알려져 있다. 현재는 칠이 벗겨지고 잡초가 무성해 사용 여부를 알 수 없다. 이하 모두 2012년 3월 남정학 기자 촬영.
맞은편인 단둥 강변. 고층빌딩과 유람선, 관람객들이 강변을 가득 메워 번화한 관광지의 모습이다.

 

끊어진 압록강 다리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시. 90년대 초반부터 멈춰진 관람차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인적이 드문 길을 미니버스 한대가 지나고 있다.

6·25전쟁 통에 끊어져버린 압록강다리에서 바라본 단둥과 신의주의 모습은 양국의 경제력 차이를 확실하게 알게끔 해주었다. 단둥은 30층 이상의 고층 건물과 형형색색의 자동차, 강변을 한가로이 산책하는 관광객들로 가득했지만, 신의주는 한국의 작은 어촌 같았다. 높은 건물은커녕 그나마 있는 건물들도 모두 허름하고 벽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90년대 초반부터 멈춰있다는 관람차는 여전히 돌아가지 않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흔하지 않았다. 가끔 보이는 어부들만이 조용히 뜯어진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우리는 배를 타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하류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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