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자루를 메고 거리를 배회하는 소년. 2013년 9월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최근 몇 년 북한 국내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던 꼬제비(부랑아)가 올해 초부터 각지에서 목격되었고, 3월에 들어서면서 그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사회 제재 때문에 지방도시의 민생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라고 추측된다. (강지원)

"꼬제비의 모습은 작년 말까지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시장에 가면 항상 10명 정도가 돌아다닌다. 대부분 10대 소년들로, 유아는 보이지 않는다. 몸에 맞지 않는 어른용 옷을 입고 2인조가 많다"
북부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3월 26일 이렇게 전했다.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도 최근 꼬제비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보고가 있다.
"조사를 위해 3일간 시장에 나갔는데 항상 7~8명의 부랑아가 있었다. 쭉 지켜본 결과 같은 아이는 둘 뿐이고 매번 다른 아이들이었다. 물어보니 무산이 아닌 다른 지역의 아이들이고, '부모가 없어졌다. 버려졌다'라고 대답했다. 중국과 국경지역이 경제가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혜산시에서는 도보안국(경찰)의 '312상무'라는 조직이 꼬제비 대책을 담당한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혜산시에서 늘어나는 꼬제비는 시외에서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으로, 보안원(경찰)은 꼬제비를 붙잡으면 고아원이 아니라 '집결소'에 보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집결소'는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기 때문에 금새 도망쳐온다는 것이다. (※'집결소'는 다른 지역에서 온 질서 위반자를 수용하는 시설이다)

"옛날처럼 굶어 죽는 아이는 본 적 없다. 불쌍하다고 손을 내미는 사람이 적으니 꼬제비들은 시장에서 구걸하는 대신 음식을 훔치거나, 사람이 먹고 있는 국수 그릇에 손을 들이민다"라고.

무산군도 꼬제비는 원래 보안서(경찰서)가 가족 관계 등을 확인해 양육 책임을 지도록 했는데,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은 '집결소'에 수용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 실정이다.

부랑아의 출현은 당연히 양육해야 할 부모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극도로 곤궁해져 결국 집을 팔고 가족이 흩어지거나, 부모가 사망한 경우로 추측된다.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때문에 석탄과 철광 등의 수출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고, 평양 특권층과 부유층 중에서도 몰락하는 사람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국내 경기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으며 서민층도 상행위의 부진으로 가계 파탄이 늘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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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꼬제비 대책에 주력해 평양을 비롯한 각지에 고아원을 건설했다. 시장과 역전을 배회하는 아이들의 '가지치기'를 반복해 시설에 보내왔다. 또한 고아원의 식생활도 개선되어 최근 3년 정도는 전국적으로 꼬제비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