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자살 증가로 주민에게 대책 지시

A씨는 중국으로 도피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정보만 개인적으로 수집한 게 아니었다. 당국이 도망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파악해 당국에 신고하라고 주민들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다. 그 가운데 구체적인 도피 사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1월 18일 중국 월경을 저지하기 위한 인민반회의가 일부러 열렸다. 갑자기 돈을 많이 쓰게 된 사람, 이웃과 어울리지 않게 된 사람, 장사를 이유로 외출이 잦은 사람, 이사를 가려는 사람, 많은 빚을 지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당국에 신고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인민반장은 ‘빚 징수에 시달려 도망이나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의심스러운 자를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생활의 급속한 악화로 빚을 내는 사람이 증가했다. 요즘 빚 징수는 정말 무섭다. 집으로 몰려가서 가재를 가마솥에 이르기까지 모두 가져간다. 이 지경까지 몰리면 탈북이나 자살을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A씨는 말했다.

당국은 탈북, 자살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면서도 ‘빚도 적당히 져라’고 지시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