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살이 급격히 빠진 건 분명하다. 터질 듯 살이 찐 올해 4월(왼쪽)과 10월 공개 사진을 비교.

 

8월 말부터 한 달간 한국에 다녀왔다. 실로 1년 7개월 만이다. 맑고 상쾌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던 서울에서, 취재 틈틈이 북한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북한의 속사정을 거의 알지 못해, 두 손 들었다"

전문가 대부분이 이렇게 탄식했다. 김정은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쇄국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과의 왕래가 거의 끊겨서 정보가 고갈된 것이다.

의외였던 것은, 홀쭉해진 김정은에게 관심을 두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건강 악화인지 다이어트인지 분명치 않지만, 한국 정보당국은 140kg이나 나가던 체중이 20~30kg 줄었다고 보고 있다.

한 연구자로부터, 북한 국내에서는 지도자의 살이 빠진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가 말하길, 코로나로 경제가 마비돼 인민은 빈곤에 허덕이는 판국에 김정은 한 명만이 초비만 상태로 있는 것은 매우 좋지 않으니 민심 대책으로써 '국책 다이어트'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과연, 나는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이었다.

코로나를 핑계 삼은 통제 강화로 민생 악화가 현저하다. 작은 배낭을 메고 밭 옆을 걸어가는 여성. 2021년 7월 평안북도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올해 12월 17일로 김정일이 사망한 지 10년, 다시 말해 김정은 시대가 만 10년이 된다. 1984년 1월생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27살에 권력을 세습했다. 당초 북한 사회는 깔보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풋내기가 뭘 하겠나?', '아직 애송이다'라고.

그 후 10년간, 김정은은 독재 통치의 경험을 쌓으며 그 체구를 키워나갔다. 금세 홀쭉해진 건, 경제 혼란이 심각해진 올해 봄부터다.

한국에서 돌아온 뒤 10월 초순.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들에게 살이 빠진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니, 마침 '김정은 원수님이 고생한 탓에 야위었다'라는 선전이 막 시작됐다고 한다. 30대 여성의 설명을 소개한다. 그녀는 김정은에 대한 존칭을 생략했다.

"10월 들어, 매주 토요일에 지역이나 직장에서 열리는 학습에서 김정은의 위대성 교양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절세의 위인이고 강대국들을 한 손으로 다뤄왔다는 내용입니다. 갑자기 야윈 것은 인민을 위해 날마다 고생이 많기 때문이라고, '김정은 원수님의 건강을 기도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편지를 보내는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단체와 개인이 '원수님의 안녕이야말로 우리들의 행복이다'라는 편지를 쓰고 낭독하는 행사입니다. 편지가 실제로 김정은에게 가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체중 감소에 대해) 아무도 관심 없을 겁니다.

애초에 생활고로 살이 빠진 게 아니라 잘 먹고 있을 텐데 왜 걱정해야 하나요.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먹고살지 매일매일 걱정이고 불안합니다. 장사해서 적은 돈이라도 벌어야지 다른 데 신경을 못 씁니다"

다른 협력자의 반응도 비슷했다. 매일의 생계에 급급해서 김정은의 건강 문제 등은 관심 밖인 모습이었다.

홀쭉해진 것이 '국책 다이어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김정은의 체중에 신경 쓰는 건 북한 서민보다 한국인과 일본인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