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봄의 단경기인 '보릿고개'가 시작되면서, 취약층을 중심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배를 채우려고 먹은 산나물에 중독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함경북도의 한 농촌에서도 영양실조로 거리에 쓰러진 사람이 발견되는 소동이 있었다. 당국은 대책의 대부분을 기업과 농장에 맡기고 있다고 한다. 4월 중순까지 양 지역의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홍마리 / 강지원)
◆배 채우려 먹은 들풀로 중독사... 가장 힘든 '보릿고개'의 시작
북한에서는 매년 3월 말부터 굶주리는 가구가 증가한다. 지난 가을에 수확된 식량이 소비돼 유통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하고, 농민들도 보유분을 다 먹어치워 버린 시기다. 이 춘궁기는 '보릿고개'라고 불리며, 6월 무렵의 감자와 보리, 8~9월의 옥수수 수확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에 시달린다. 혜산시 취재협력자 A 씨는 3월 하순에 있었던 가슴 아픈 사건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3월 23일에 모녀가 사망했다. 배를 채우려고 장마당에서 밤늦게 가격이 싸진 산나물을 사서 아침에 나물밥으로 먹었는데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갔지만 그대로 죽었다고 한다. 혜강동에서도 장마당에 팔고 있는 산나물을 노인이 사먹고 구토와 설사로 사망했다"
두 사건 모두 산나물 속에 독초가 섞여 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설명을 계속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옥수수가루와 산나물을 삶아 먹는 거 말고는 먹을 게 없다. 산나물은 1kg에 1000원으로 싸기 때문에 모두 그걸로 배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연초부터 100~150%의 인플레이션
최근 북한에서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실시하고 있는 물가조사에 따르면, 5월 1일 시점으로 백미 1kg이 3만 4000원(한화 약 779원), 옥수수 1kg이 9000원(약 205원)이다. 연초에 비해 백미는 106%, 옥수수는 150%나 상승하고 있다. 한편 일반 노동자의 월액 노임(월급)은 3만 5000~5만 원(약 803~1,147원)정도에 불과해, 저렴한 산나물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한의 1만 원 = 한화 약 229원 (5월 1일 현재)
당국은 독성이 있는 산나물이 나돌지 않도록 판매 전 검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를 피해 몰래 파는 사람도 늘어, 산나물까지 가격이 올라서 사기 힘들어지고 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니 단속하는 거 자체는 좋은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A 씨는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