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을 괴롭히는 '훈련과'
감독이 집행하는 1일 훈련안은 중장기 훈련 계획 및 이에 따라 세분화한 월, 주 훈련 계힉에 기초한다. 1일 '훈련안'은 그 날 훈련의 내용에 맞게 김정일의 말씀을 인용한 후 훈련의 목적과 과업, 그리고 구체적인 지도방법을 써야 하는데 이것이 귀찮기 짝이 없다.

지도 방법에 대해서는 '준비운동'부터 '정리운동'까지 동작의 반복 횟수와 실행 시간, 유지해야 할 맥박수, 지도에서 직관성을 보여 주기 위한 그림 등 상세히 쓸 것을 요구한다. 제대로 일 훈련안을 한 건 쓰려면 소논문 수준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을 매일 쓰는 것은 선수 지도의 현실성과 거리가 먼 부분이 적지 않다.

그리고 스포츠 일변도로 일해 온 감독 중에는 이론 자질이 미약해 이런 형식의 훈련안 작성에 약한 사람이 많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감독은 훈련안을 형식적으로 작성하거나 기본 틀만 작성하고 훈련지도는 자신의 경험에 의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모든 체육단에는 '훈련과'가 있는데 계획대로 훈련이 실시되고 있는가를 조사하는 부서다. 이게 감독들에게 매우 골치 아픈 존재이다. 대부분의 경우 '훈련과'에는 다른 체육단 출신들이 배치된다.

그들은 자주 훈련장에 나타나 훈련 계획과 현재 진행하는 훈련 내용이 일치한지, 또는 감독의 지도 방법이나 품행 등에 대해서도 체크한다.

일 훈련 계획은 주 및 월 훈련 계획에 의해 작성되는데 갖가지 정치행사의 동원 등으로 인해 훈련이 계획대로 집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훈련과'는 이런 부분에 대해 일일이 비판하는 것이다.

이들과 개인적으로 잘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가 커져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돼 체육단의 비판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감독들은 시끄러운 일을 피하기 위해 이들에게 담배를 주고 식사에 초대하는 등 '훈련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느라고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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