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B씨는 "(아시아프레스가)보내 준 뉴스를 봤지만, 한마디로 '곁가지치기' 한 게지 뭐. '곁가지'로 죽은 사람이 한 두 사람인가? 가족이 있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거지. 장성택이도 반란혐의로 죽였고 김경희 동지는 어디 갔는지도 모르고. '곁가지'에게 자리를 뺏길까봐 죽인 거겠지. 태양(집권자를 의미)이 두 개 없는 것 처럼 같은 이치가 아닌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형제인데 시끄럽다고 죽일까. 그렇게 하면 안되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곁가지 : 북한 집권자와 친인척 관계지만, 정치적 적수로 간주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곁가지"라는 말은 김정일이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후 자신의 정적이었던 계모 김성애와 그의 아들 김평일 등을 곁가지로 정하고 각 분야에서 이들 세력을 제거하면서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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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와 달리 리더십의 미숙이라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김정은이 이런 콤플렉스를 지우기 위해 집권 초기부터 간부들에 대해 무자비한 숙청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일반 주민들도 피해를 입는 모양새다.

전술한 A씨는 "최근에 친구들끼리 술 좌석에서 '장군님(김정은) 나이 어린 게 뭘 알겠니' 이런 말 했다가 그 중 한 놈이 고자질해 두 가족이 하루 아침에 없어졌어요. 그리고 이들이 일하던 직장에 검열이 오고 세포 비서도 떨어지고 난리 났댔어요"라고 증언한다.

북한 내부 '형 살인'의 비난 확산할 듯
김정남 피살에 관한 정보는 중국 국경을 통해 국내에 계속 유입될 것이다. 또 한국 정부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형 확성기를 이용한 대북 선전 방송에 김정남 피살 사건을 다루려 하고 있다.

2013년 12월 장성택을 처형했을 때 '이모부 살인'이라는 도덕적 비난이 김정은에 향했다. 김정남 살해의 진상은 아직 분명치 않지만, 사건은 북한 내에서 김정은에 의한 '형 살인'이라는 의미가 덧붙어 확산될 것이다. 통치자로서의 김정은 평가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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