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당당하게 중국 원으로 거래하는 노점상 여성. 손에 쥔 것은 1원짜리 잔돈. 2013년 10월 양강도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북한 원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인민

"현재 거의 모든 사람이 중국 원이나 미국 달러에 의존해 살고 있어 신용이 없는 조선 돈은 가능한 수중에 두지 않도록 한다. 사용은 국가계획과 관련하여 지불할 때 정도이고 다른 것은 사용할 기회도 없다. 지금은 근처의 노천 두부 장사도 두부 한 모 값도 중국 돈 1원으로 받는다"

북한에서는 표면상 국가 예산은 조선 원으로 책정하고 정부나 노동당 기관 직원의 국정 급여는 조선 원으로 지급한다. 예를 들면 중학교 교원의 월급은 약 2,000원, 고급장교는 8,500원 정도이다.

하지만 실제 교환 환율은 1,000원이 한화 약 130원(11월 중순)밖에 되지 않으므로 국정 급여로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의 시장 가격은 백미 1kg이 약 5,000원, 옥수수가 1,700원 정도. 즉, 중학교 교원은 한 달 월급으로 백미 500g 밖에 살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이 부업으로 외화 수입을 얻어 살고 있다. 북한 경제의 실체는 중국 원이나 미국 달러로 움직이는 것이다. 북한 지폐가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느닷없이 '북한 지폐를 소중히 다루라'는 지시를 받은 주민들은, 이를 외화 사용 단속의 전조로 보는 모양새다.

"곧 단속이 있을 것이라며 시장의 장사꾼들은 긴장하고 있다. 불시 검사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비판 말씀'이 내려오자마자 가방에 보여주기 위한 조선 지폐를 채워놓고 실제 거래는 외화로 몰래 한다"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북한 경제는 UN 안보리의 제재로 계속 악화되고 있다. 특히 수출의 격감으로 외화부족이 심각해져 외화 사용 단속을 명분으로 주민이 보유한 외화를 흡수하자는 것이 '비판 말씀'을 내놓은 목적일지도 모른다. (강지원)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