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아파트 거리에서 중국제 소시지를 파는 여성. 2011년 6월 모란봉 구역에서 구광호 촬영 (아시아프레스)

 

중국에 굴욕적인 '아부' 이어져... 김정은의 의도는?

김정은은 자신의 생일인 1월 8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4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그 모습이 중국 국영TV를 통해 방송됐는데, 김정은의 굴욕적인 모습이 담겨 있었다. 김정은은 마치 학생처럼 시진핑의 말을 메모하면서 경청한 것이다(북한 방송에서는 이 장면을 모두 편집했다).

귀국 후 김정은 정권의 중국에 대한 예의바른 행동은 '아첨' , '아양'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예를 들어 2월 3일자 노동신문 인터넷판에 게재한, 각국에서 연하장을 보내왔다는 기사를 보자.

맨 먼저 중국 주석을 소개했고 이어 중국 공산당 각 기관의 위원장, 전국인민대표대회 각 기관의 위원까지 쭉 나열했다. 한국의 연합통신에 의하면 작년까지는 4년 연속 러시아에서 온 연하장을 먼저 소개했다고 한다.

1월 31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예술단의 베이징 공연을 시진핑 주석 내외와 중국 고위 관리가 관람했다고 대대적으로 전했으나 이와 관련해 2월 1일 조선중앙TV는 예술단의 중국 공연에 앞서 김정은이 평양 주재 중국 대사를 리허설에 초청해 공연 내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시진핑에게 보여주는 공연의 내용을 사전에 중국 대사와 상의했다는 것도 영합(迎合)적이지만, 이를 굳이 공개하는 것은 중국 정부를 향한 '아첨' 이외에 무슨 목적이 있겠는가?

그러면 김정은 정권의 이러한 노골적인 행동의 동기는 무엇일까? 2월 말로 예정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제 중국은 우리 편에 서 있다'라는, 중국과의 친밀도를 대외적으로 강하게 부각시키려는 목적이 있음은 물론이다.

대내적인 동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북한 경제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일반 주민뿐 아니라 평양의 간부나 부유층도 곤궁한 것은 마찬가지라 불만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강력한 제재의 핵심을 맡고 있는 것은 무역의 90%를 쥔 중국이다.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양호해진 만큼 제재는 곧 완화될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불만을 가라앉히고 싶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 스스로 부추긴 반중 감정을 가라앉혀야 한다. 정권의 이런 의도가 '아첨'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