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여윈 군인은 장교였다. 2013년 8월 양강도 혜산시에서 촬영(아시아프레스)

◆굶주린 병사가 강도질

6월 초 북부 양강도에서 부대를 탈주한 병사 2명이 심야에 협동 농장 간부의 집에 침입해 몽둥이로 때리고 쌀 30킬로를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해온 바에 따르면 사건이 있었던 곳은 운흥군. 헌병이 동원돼 '병치료' 명목으로 귀가하고 있는 병사와 탈주병을 대상으로 수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최근 이 '병치료' 명목으로 집에 돌아가는 병사가 늘고 있다. '병치료'란 명목일 뿐, 실제로는 부대에 식량이 부족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를 집에 돌려보내 영양 보급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근처에 함흥에 있는 부대에 입대했다가 '병치료'로 집에 돌아온 18살 청년이 있어 이야기를 들었는데, 자기 부대는 60% 이상이 영양실조 상태. 강도 높은 훈련은 전혀 할 수 없고 대부분은 부대의 밭일을 하고 있다. 탈주해 절도나 강도짓을 하는 자도 있다'라고 말했다"(양강도의 다른 협력자)

북한 인민군 병사의 영양 상태가 나쁜 것은 1990년대 이후 계속 이어지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심각하다고 각지의 취재협력자는 입을 모은다. 작년 봄부터 초여름까지 전국적으로 가뭄을 겪어 쌀과 옥수수가 흉작, 군대에 대한 공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