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변 도로를 덤프 트럭으로 이동하는 군 병사와 검문초소. 2021년 7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부속품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차량 늘어가

북한 각지에서, 주차 중인 차량에서 미러나 타이어 등의 부속품을 훔치는 범죄가 횡행해, 노동당과 기업의 공용차까지 피해를 입기에 이르자 전국에서 안전국(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의 부속품을 노리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으로 중국과의 무역이 격감하자 부속품이 압도적으로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강지원)

"4월 30일에 청진에서 내가 사는 〇군으로 들어온 차가, 밤에 하주(荷主)가 운전석에서 자는 동안 타이어와 사이드미러를 전부 떼어내 훔쳐 가는 사건이 있었다. 차는 청진시 당 소유였기 때문에 안전국이 반드시 범인을 잡으라는 명령이 내려왔고, 차량 수리를 하는 사람을 차례로 가택 수색하고 있다. 불법으로 매입한 부속품이 없는지 조사하기 위해서다"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5월 초순 이렇게 전했다.

하지만 이는 일례에 지나지 않는다. 부속품을 훔쳐 가는 사건이 전국에서 빈발해서, 안전국에서는 조직을 총동원해 검거에 나서는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 중국산 타이어 한 개가 47만 원!

원래 북한에서는 원칙적으로 개인이 차를 소유할수 없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된 트럭과 밴 등을 구입해, 뇌물을 주고 기업과 공적기관의 소유차로 등록한 뒤 사람과 물건을 운반하고 돈을 버는 장사가 2000년대부터 성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3, 4년 전부터 '비사회주의적 현상'이라는 이유로, 벌금을 물리거나 차량을 몰수하는 등 엄격하게 규제받게 됐다.

현재 북한에서 운행하는 자동차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당연히 부속품도 중국에서 수입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2020년 초 중국과의 국경이 봉쇄된 후 공급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버렸다. 부속품이 심각하게 부족해져서 고장 나도 수리할 수 없어 움직이지 못하게 된 차가 기업과 당, 행정기관에도 많이 있다고 한다.

"부속품은 부르는 게 값이다. 롱밴 타이어 하나가 2500위안(한화 약 47만 원)이나 한다. 움직이지 못하게 된 차를 분해해서 파는 경우도 많다" (협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