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수확 중인 농장원들. 2023년 9월 하순, 중국 측에서 촬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아시아프레스)

아시아프레스는 올해 5~6월 북한 북부 4곳에서 대규모 가격조사를 실시했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북한 경제의 현 상황을 평가하려는 시도다. 연재 4회째부터는 가격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숫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제도에 관해서도 설명허고자 한다. 이번 회에는 식량과 식품 가격을 살펴본다. (홍마리 / 강지원)

◆백미 1kg에 4만 원, 한 달치 노임에 맞먹어

본론에 들어가기 전 언급해 두어야 할 것은, 대규모 조사를 마친 이후인 7월 이후에도 식량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식인 옥수수는 8월 들어 5월의 거의 두 배로 폭등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원인은 분석 후 따로 기사화한다.

앞선 기사에서 전한 것처럼, 식량은 국영 식량 전매점인 '량곡판매소'에서 월 2회 판매되고 있다. 주요 품목은 백미, 옥수수, 밀·밀가루다. 5월 상순부터 6월 상순까지 양강도와 함경북도에 있는 량곡판매소의 가격을 3차례에 걸쳐 보고받았다.

2026년 5~6월 곡물 판매소의 식량 가격. (아시아프레스 조사)

표의 빈 칸은 취재협력자의 사정으로 조사하지 못한 항목이다. 함경북도에서는 밀과 밀가루 가격이 빠져 있지만, 판매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량곡판매소에서는 국산뿐 아니라 중국산과 러시아산 식량도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산 밀·밀가루는 올해 2월경부터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5월 상순 양강도에서 백미와 옥수수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은, 등급 차이 때문이었다. 상급, 중급, 하급 등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주민들은 산지나 등급을 선택해 구매할 수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떤 때는 국산 상급품만, 또 어떤 때는 중국산 하급품만 입고되는 식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양강도와 함경북도에서는 곡창지대인 황해도 등지에서 운송해 오는 비용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따라서 국영 전매점인데도 지역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북한의 국영기업에 근무하는 일반 노동자의 노임(월급)은 대체로 월 3만 5천~5만 원(한화 약 868~1240원, 6월 12일 현재) 정도다. 백미 1~2kg을 사는 것이 고작인 수준이다.

아시아프레스는 2026년 6월 24일 한국 서울에서 세미나를 열고 대규모 가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자, 기자,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아시아프레스)

◆3년 반 만에 백미 가격 6.8배, 옥수수 2.5배

식량 가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2023년 1월 초부터 2026년 6월 중순까지 백미와 옥수수의 가격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가격 폭등이 한눈에 보인다.

2023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개인 간 거래 식량 가격 추이. 백미는 6.8배나 상승했다. (아시아프레스 조사)

2023년 1월 초 기준 백미는 5,600원, 옥수수는 3,400원이었다(모두 1kg 기준). 2026년 6월 중순에는 백미 3만 8,500원, 옥수수 8,500원으로, 상승률이 무려 백미 588%, 옥수수 150%에 달했다. 옥수수는 이후에도 계속 올라 8월 21일 기준 1만 5,600원까지 상승했으며, 상승률은 무려 359%에 달했다.

2026년 5월부터 8월까지의 개인 간 거래 식량 가격 추이. 옥수수는 8월에 들어서면서 급등했다. 3개월 만에 2배로 올랐다. (아시아프레스 조사)

물론 식량 가격 폭등은 생활을 직격한다. 국영기업의 노임은 2023년 말경 전국적으로 일제히 10배 이상 인상됐지만, 그 이후 현재까지 그대로 동결된 상태다. 노임이 가령 월 5만 원이라면, 2024년 1월에는 백미 8.8kg, 옥수수 약 16.1kg을 살 수 있었지만, 2026년 6월에는 백미 1.3kg, 옥수수 5.9kg밖에 살 수 없다. 8월 기준으로 보면 옥수수는 불과 3.2kg밖에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