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재에서는 5~6월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4개 도시에서 실시한 대규모 가격 조사의 결과를 총 9회에 걸쳐 보고해 왔다. 연재 10회에서는,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균적인 서민 가구의 수입과,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출을 시뮬레이션해 본다. 부모와 자녀 1명으로 구성된 3인 가족을 모델로 삼아 '가계부'를 작성해 보았더니, 지방 도시 서민들의 생활이 극도로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났다. (홍마리 / 강지원)
◆국영공장에 다니는 남편과 하루 종일 가발 만드는 아내, 수입은 얼마?
지금까지 북한의 식량·식품·공산품·공공요금 등의 가격과 국영기업의 노임, 그리고 '임가공"이라고 불리는 부업 수입에 관해 그 구조와 함께 분석해 왔다. 그러나 식량을 비롯한 필수 지출과 수입은 전혀 균형이 맞지 않는다. "도대체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사는 거지?"라고, 독자 여러분도 의문을 품지 않았을까.
이번 회에서는,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3인 가족의 5월 가계부를 시뮬레이션 하면서 북한 주민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고자 한다. 북한의 평균적인 서민층을 상정해, 아시아프레스가 가상으로 설정한 박 씨 가족이다.
◆40세 부부와 중학생 1명 가족… 월급만으로는 절대 못살아
박 씨 가정은, 부모와 자녀 1명으로 이루어진 3인 가족이다. 남편(40세)은 지방 공장에 근무. 아내(40세)는 전업주부로, 집안일 전반을 맡으면서, 일주일에 두 번 소속된 여성동맹의 모임이나 무급 봉사노동에 동원되는 한편, 집에서는 '임가공'으로 가발을 만드는 일에 여념이 없다.
도시 지역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자녀는 중학생이다. 한 달에 몇 차례 교외에 사는 연로한 어머니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찾아간다. ※ 여성동맹 : 주로 직장에 적이 없는 주부로 구성된 조직.

우선, 박 씨의 한 달 수입을 살펴보자. 남편의 근무지는 양강도가 관할하는 지방 공장이다. 생산품 매출이 좋지 않아서 경양 간부들의 판단으로 원래의 생산품이 아닌, 빵을 만들어 국영상점과 기업에 판매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내고 있다. 박 씨의 노임은 7만 원이다.
아내는 아침부터 밤까지 빈 시간에는 계속 '임가공'으로 가발 만들기에 몰두한다. 아이도 방과 후 자주 도와준다. 이 가발의 완성 단가는 3만 5천 원인데, 1개 만드는데 7일 걸린다. 남편도 퇴근 후 가세하지만, 가발을 한 달에 4개 만드는 게 고작이다. 그렇게 해서 얻은 수입은 월 14만 원이다. 가족의 수입을 합치면 한 달에 21만 원이다.
※ 북한의 1만 원은 한화로 약 240원(2026년 9월 4일 현재. 아시아프레스 조사).
◆박 씨 가족의 수입으로 식량을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이 돈으로 식량을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아내가 량곡판매소를 찾은 5월 초 기준으로 옥수수는 1kg에 8,500원이었다. 가정의 수입을 전부 쓴다고 해도 고작 24.7kg밖에 살 수 없다. 3인 가족의 경우 한 달에 최소 50kg은 필요하다. 남편의 직장에서 옥수수 5kg가 무상으로 공급되지만, 이것을 합쳐도 턱없이 부족하다.
※ 북한 당국은 하루 필요한 식량을 성인 750g, 부양가족 550g, 초중학생 450g으로 정하고 있다. 한국에 사는 우리가 볼 때, 많다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주로 부식이 야채이고 식사에 기름기가 적으며, 이동할 때도 걷거나 자전거를 많이 타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가 필요하다.
역산하면 한 달 최저 식량 50kg을 사는 것만으로도 17만 2500원의 큰 적자가 난다.

◆ 부식비, 공공요금, 병원비 등을 합산하면...
물론, 주식만으로 생활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부식비(배추, 무 등 야채, 된장이나 간장 등의 조미료), 전기 수도 요금, 교통비, 병원비 등, 생활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 간단히 예를 들어도 아래 표의 지출이 발생할 것이다.

인조고기란 콩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를 굳혀 건조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비싼 육류나 생선을 대신할 수 있는 저렴하고 귀한 단백질원으로 인기가 높다. 전기·수도 요금과 다리미, TV 사용료는 매달 반드시 내야 한다. 또한 아내가 교외에 사는 연로한 어머니의 집을 한 달에 두 번 시내버스를 타고 방문하고, 아이가 열이 나면 병원에 가며, 양말이나 속옷 등의 소모품을 추가로 구입하는 등의 상황을 가정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식비에 조금이라도 더 보태기 위해 먼 거리라도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아이가 열이 나더라도 민간요법에 의존하며, 양말이나 속옷이 낡아 해져도 꿰매서 버티는 선택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한편, 아이가 다니는 중학교에서 노후한 시설의 수리비를 부담해 달라는 요구를 받는 일도 빈번하며, 남편의 술값이나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지출 등 여기에는 기재하지 않은 다양한 비용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