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 1위는 가발 등의 '인모 제품'이다. 중국 기업으로부터 재료를 받아 복한에서 제조해 다시 중국으로 수출하는 위탁가공무역이다. 수작업으로 가발을 만드는 사람들은 주로 여성이다. 국영기업의 노임(월급)으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 '부업'이 일반 가정을 지탱하는 중요한 수입원이 됐다. 도대체 어떤 조건에서 일하며, 얼마를 벌고 있는 것일까?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임가공’ 가발이 수출 1위
2017년 유엔 안보리의 경제제재 강화로 북한은 외화벌이의 주축이었던 석탄과 철광석 등 대부분의 광물자원을 수출할 수 없게 됐다. 고육책으로 김정은 정권은 여성 노동력으로 눈을 돌렸다. 가발과 인조 속눈썹, 장난감 등의 제조를 중국 기업으로부터 위탁받아 생산하는 위탁가공무역은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에서 양모와 인조모 등의 재료를 받아 이를 수작업으로 완성해 중국으로 다시 돌려보낸다. 전형적인 노동집약형이면서 수익성이 낮은 무역이다.
이 위탁가공무역은 중국 세관 당국이 발표하는 통계에서 '가발, 턱수염, 눈썹 등 인모를 사용한 제품'(인모 제품), '합성섬유로 만든 턱수염, 눈썹, 속눈썹 등', '동물 장난감' 등의 항목으로 기록되어 있다. 2022년 말부터 수출 순위 상위권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인모 제품'은 올해 7월까지 거의 매달 수출액 1위를 차지했으며, 2025년 수출액은 약 1억 9,055만 미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가발 생산·수출국으로, 2025년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물론 일본과 한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그중 일부는 북한 여성들이 수작업으로 만든 제품일 것이다.
◆가발 하나가 한 달치 노임에 맞먹어
이러한 수작업 노동을 북한에서는 '임가공'이라고 부른다.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후 개인의 경제활동이 엄격하게 통제되면서, '임가공'은 일반 주민에게 귀중한 수입원이 됐다.
'임가공'의 대표적 예가 가발이다. 아래 사진은 북한에 수출되는 재료를 중국 길림성 취재협력자가 촬영해 보내준 것이다. 북한 기업은 중국 기업으로부터 가공을 수주해 국내에서 하청 인력을 모집한다. 그렇다면, 수입은 어느 정도일까?
"예전에는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등록해 매월 35만 원씩 주고 일을 시켰는데, 지금은 도급제로 해서 일한 만큼만 돈을 준다"
라고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 전했다.
이전에는 개인에게 직접 일을 맡기는 사적 고용 형태였지만, 지금은 형식적으로 무역회사 소속 인원으로 등록한다고 한다. 집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지만, 작업장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발 하나를 만들면 3만 5000~4만 2000원을 받고, 완성에 7~10일이 걸린다고 한다.
북한의 1만 원은 한화로 약 195원(2026년 9월 4일 기준, 아시아프레스 조사)이므로, 가발 하나를 완성해도 한화 1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인건비가 상승한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높은 북한 여성들의 수작업은 분명 매력적일 것이다.
◆국가 전체가 임가공에 총동원
불과 4년도 채 되지 않아 위탁가공품이 주요 수출품이 된 데에는 중국 기업의 수요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 개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현금 수입이 급감한 도시 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들고 있는 사정도 있다. 기업에 취업해 받는 노임은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크게 떨어져, 그것만으로는 도저히 먹고살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온 나라가 총동원돼 중국인을 위해 하청업을 하는 듯하다.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 빼고는 가발, 모자, 뜨개질, 인형 만들기 등 임가공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매일 일이 있지는 않게 됐다"
취재협력자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편, 무리한 작업으로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취재 협력자들은 입을 모은다. 낮에는 직장에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집에서 가발을 만든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까지 작업에 참여한다고 하니, '부양' 신분의 여성(주부)이라면 종일 작업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정전이 잦기 때문에 어두운 실내에서 섬세한 수작업을 장시간 계속해 눈이 나빠진 사람도 매우 많다고 한다. 협력자들은, "건강한 사람도 1~2달 하면 몸이(눈이) 엉망이 된다", "길에 안경을 쓴 여성이 많이 늘었다. 임가공으로 고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다만, ‘임가공’ 수입이 가계의 기둥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런 일자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