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체계의 급격한 변화
소비물자의 가격을 보고하기 전에, 식량 및 소비재의 유통 구조가, 2020년경부터 크게 변한 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에서는 1990년대 초반에 식량 배급 제도가 거위 붕괴되어, 소비재 생산이 마비되었으며, 정부가 관리하는 국영 유통망은 기능을 상실했다. 그 대신 농민 시장(농민들이 집의 마당 등에서 재배한 채소와 잡곡, 닭고기와 달걀 등을 파는 시장)이 암시장이 되면서, 금지품인 식량을 비롯한 모든 소비재가 거래되기 시작한다.
점차 확대된 암시장은 2003년 김정일 정권에 의해 합법화되었다. 이 공설 시장은 종종 정부의 강력한 통제와 규제를 자주 받으면서도 계속 증식을 계속해, 다양화하면서 확대 및 정비가 진행됐다.
수송의 많은 부분도 실질적으로 '민간'이 담당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물자는 국영 유통망이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유통되기 시작했고,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경쟁 원리 아래에서 크고 작은 상인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2020년경부터 강력한 시장 억제책과 개인 경제 활동 통제에 나서면서 동시에 국영 식량전매점인 '량곡판매소'와 국영 상점의 복구를 시도했다. 식량과 물자의 유통 주도권을 국가가 시장으로부터 탈환하는 정책을 강행한 것이다.
2026년 현재 식량 및 일반 소비재의 유통은, ①국영 유통망‑국영 상점 ②시장(장마당) ③량곡판매소(식량전매점), 이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아래는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4도시에 거주하는 6명의 취재협력자들의 보고를 정리한 것이다.
◆국영 상점… '가격국'이 가격을 정하고 있었다
소비물자의 국산화에 주력해 온 김정은 정권은 신종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완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고, 원자재를 수입해 국영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했다. 그것을 도매부터 최종 판매처인 국영 상점에 이르기까지 국영 유통망을 통해서만 취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기존의 시장은 채소와 육류 등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국영 상점에서 물건을 도매로 공급받는 구조가 되었다(시장에 관해서는 후술한다).
취재협력자들에 따르면, 각 도시의 국영 상점은 자금이 부족한 국가를 대신해 돈주(신흥 부유층)의 투자를 받아 시설을 확충하고, 의류·과자 등의 식품과 비누 같은 잡화 등, 국산품만 판매하고 있다(중국제품은 외화 상점에서 취급한다).
중요한 것은, 인민위원회(지방정부)의 '가격국'이 모든 가격을 결정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2024년 2월경에는 '국가유일가격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국영 상점에 약 200쪽 분량의 가격표 책자가 배포됐다. 품목별로 가격이 세세하게 정해져 있었다. 다만 가격은 변동될 수도 있다고 한다"라고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협력자들은 전했다.
이 시기, 김정은 정권은 전국 일률 국정 가격을 설정하는 제도를 설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계획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발생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시아프레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월과 비교해 2026년 6월 초에는 휘발유가 531%, 디젤유가 567%, 백미가 454%, 옥수수가 124%, 미국 달러가 715%, 중국 위안화가 558% 상승했다.
국산품의 대부분은 원재료를 중국에서 수입해 생산하고 있으니, 당연히 국제 석유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등의 영향을 받는다. '국가 유일 가격제'가 언제 붕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애초부터 유지는 무리였다.
다만, 국영 상점의 상품 가격을 '가격국'이 정하는 제도에는 변화가 없다. "이틀에 한 번 정도 가격이 바뀐다"라고, 5월에 양강도 협력자가 전해왔다. (계속)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