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량은 연간 37만 톤
119만의 군대를 굶기지 않고 먹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식량이 필요한지 보기로 한다. 하루 병사 1인당 인민군 규정 식량 800g이 지급된다고 하면 하루 952톤, 1년에 무려 34만 7,480톤 이 필요하다.

여기에 군관(장교)의 가족까지 배급이 필요하다. 군인 30명 중 장교 한명 있다고 가정하면 3만 9,667명, 부양가족이 3명으로 하루 500그람 씩 지급하면 59톤, 연간으로 하면 1,535톤이 필요하다. 대체로 연간 37만 톤의 식량이 있으면 병사로부터 장교, 장교가족까지 굶주림을 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군대에 공급되는 식량은 필요량인 연간 37만 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만일 군에 필요한 식량의 전 양을 중국에서 수입한다고 계산해 보자. 2010년 중국에서 북한에 수출된 식량의 톤당 평균 가격은 쌀 2,858원(중국돈). 옥수수는 1,816원(중국돈)으로 북한군 필요량의 37만 톤이면 쌀이 10억 5,746만 위안=1억 1,618만 달러, 옥수수가 6억 1,792만 위안=9,877만 달러 있으면 살 수 있다.
(2010년 평균 환율은 1달러=6,77위안)

쌀과 옥수수가 반반이라면 엔화로 약 100억엔 남짓으로 중국에서 전량 수입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알곡 생산분에 충당량이 있음에도 영양실조가 만연한 상황을 보면 북한 정권이 '선군정치'의 핵심인 병사를 먹이기 위해 외화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외화가 완전히 부족한 것으로 추측된다.

◆구조적인 부정 유출, 시장에 흡수되는 군량미
북한은 90년대에 배급제도가 거의 붕괴되면서 암시장 경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2000년에 들어서며 암시장 의존율이 더욱 높아지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완화가 반복되는 속에서도 식량은 시장에서 합법적으로 팔리게 되었다.

지금은 북한 사람 대부분이 식량을 시장을 통해 구입하게 되고 국가를 개의치 않는 식량의 유통량이 부쩍 늘어났다.

그러자 국가 소유의 농산물까지 시장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 현금을 손에 넣기 위해 국가 재산을 시장에 빼돌리는 부패한 권력자들, 먹고 살기 위해 조그마한 장사에 힘쓰는 서민, 이 양쪽이 시장에 식량을 조달하는 주체이다.

원칙적으로 군에 보내야 할 식량, 즉 국내 생산물과 수입된 식량을 포함한 상당 부분의 식량이 병사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시장으로 유출된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부정 유출되는 식량의 양에 대해서는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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