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생들도 각성제 흡입, 돈 없는 법기관원은 외상으로 가져가
기자 : 주로 어떤 사람들이 얼음을 사용하는가?
협력자 : 딱히 짚을 수는 없지만, 다 늙어 죽을 때가 된 늙은이에서부터 중학교 4학년생(15살)까지도 합니다. 아주머니들의 경우는, 살아보겠다고 아득바득하는 사람들 내놓고는(빼고는) 다 빙두를 하지 않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작년부터는, 중학교 3학년 애들도 합니다.

기자 : 학교나 당국에서는 단속하지 않는가?
협력자 : 거의 없습니다. 친구들끼리 움직이는데, '한번 하러 가자!' 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기자 : 얼음을 팔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어떤가?
협력자 : 15g 정도까지는 단련대에 보내는 것으로 처벌하는데, 그 이상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빙두를 갖고 있다는 것은 돈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안원(경찰)이나 보위지도원(비밀경찰)에게 뇌물을 바치면 그만입니다.
※단련대 : 경찰기관에서 운영하는, 6개월 이하의 강제노동구치시설

기자 : 법기관원(경찰, 보위부, 사법기관원 등)들도 얼음에 손을 대는가?
협력자 : 예. 다 합니다. 그들도 와서 사가는데요 뭘. 돈 없으면 자전거 맡겨 놓고 외상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법일군부터가 다 하는 판이니, 너도 나도 하니까 이 빙두 건만은 법에서 다 감싸줍니다.

정확한 자료조사에에 기초한 증언이 아니므로 과장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 각성제가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북한에서 살아 본 필자의 경험과 복수의 내부 취재협력자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체제 유지를 위해 강한 독재를 하고 있는 북한 정권이 반체제인사, 불순녹화물(한국 등 외국의 영상) 시청 및 유통에 대해서는 총살을 비롯한 강력한 처벌을 적용하면서도 마약범에 대한 법적 처벌은 매우 약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불순녹화물'에 빠져 북한 사회주의 세습 정권의 불공평성을 인식하고 불만을 품는 자보다, 각성제에 취해 세상에 불만 없이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삶을 보내는 '마약쟁이'들이 정권에 덜 위협적인 존재로 취급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